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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위클리 포커스 24호

hwang 2003.09.01 09:44 조회 수 : 1442 추천:47

the weekly focus 24호 / 2003년 9월 1일 / 발행처 정치사회 연구소



베이징 6자회담이 갖는 의미
미국의 한 여론조사
서로 다른 계산
시간 벌기의 협상테이블

  베이징 6자회담을 보는 미국의 시각
비둘기파의 평가
매파의 비판
강경파의 무책임성



베이징 6자회담이 갖는 의미

미국의 한 여론조사
북핵에 관한 베이징 6자회담이 열렸을 때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미국인의 여론을 조사했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면 미국은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해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은 다음과 같았다. ▶체결해야 한다 : 48.2% ▶시기적으로 이르다 : 24.7%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 18.8% ▶잘 모르겠다 : 8.2%.
이 여론 조사는 북한에 대한 미국인의 두 가지 생각을 보여준다. 하나는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한 두려움. 다른 하나는 북한에 대한 불신감. 이것이 지금 미국 대북정책의 기본 흐름이다. 미국에는 미군이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져가고 있다.

서로 다른 계산
지난 8월 27일, 베이징의 무더위 속에 6자회담이 열렸다. 여기에 참석한 대표들은 서로 다른 의도를 갖고 있었다. 이를 정리하면 먼저, 워싱턴은 북한 핵무기가 아시아 태평양의 위협이며 그것이 폐기된 뒤 미국-북한의 불가침 조약도 토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북-미 불가침 조약을 먼저 체결하고 그 다음에 핵무기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이 회담에 참석한 다른 나라들,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도 그 나름의 계산을 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 핵에 의한 1차적 위협 대상자이다. 미국과는 군사동맹관계를 맺고, 그러면서도 북한과도 화해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중 부담 때문에 미국-북한 사이에서 균형있는 접근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회담성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개최국 중국은 그들의 경제발전에 소요되는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점에서 중국은 미국의 의견에 맞설 수 없다. 그렇다고 오랜 맹방인 북한을 무시할 수도 없다.
다만 북한의 핵 보유가 인정되면 타이완도 핵을 보유할 공산이 커지므로, 중국은 이것만은 막아야 할 처지다. 러시아도 푸틴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으로 미국의 대북 핵무기 폐기 정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오랜 우호관계 때문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제재만은 막아 주어야 할 위치다. 일본은 이들 국가와는 다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은 평화헌법 때문에 북한의 핵 위협에도 군사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었다. 북한의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군사력을 확보하는 것, 이것은 일본의 목표다. 그러므로 베이징 회담에서 일본이 가장 적극적으로 미국 편을 들었다.


시간 벌기의 협상 테이블

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 대표들도 북한의 핵 폐기를 요구했다. 다만 그것에 상응한 미국의 대응조치로 미-북한 불가침 조약 체결과 북한 체제 보장을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만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처럼, 체제 보장과 불가침조약을 먼저 하고 핵 문제는 뒤로 할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 순서를 밟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북한의 요구가 관철되면 북한의 핵무기 협상력은 최대 효과를 얻는 것이 된다. 결국 북한은 핵무기로 체제 보장은 물론이고 경제 지원도, 미국-북한의 정상화도 이룩할 수 있다. 이렇게 북한은 시간을 끌면서 한국으로부터 자본과 기술 등 경제 지원으로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써 북한체제의 공고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시간 벌기를 원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적 제재는 물론이고 북한체제의 변혁을 외부로부터 시도하게 되면 결국 북한은 핵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시간은 누구 편일까? 이제 베이징 6자회담은 시간벌기 게임에 돌입했다.        
            

베이징 6자회담을 보는 미국의 시각

비둘기파의 평가

베이징 6자회담이 끝나자 워싱턴 정가는 그것에 대한 평가로 양분되었다.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의 견해 차이가 그것이다. 베이징에서 돌아온 미국 대표단은 이 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주장을 받아 들여 북한측을 설득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는 이 회담에 참가한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공동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특히 북핵 등 부시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온건 타협론을 주장해온 비둘기파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이 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크게 부각시켰다. 비록 회담의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지만 6자 회담 성사 자체가 중요하며, 이 회담을 지속시킴으로써 평화의 가능성도 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비둘기파의 한 고위 관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는 분명히 북한 사람들에게 체제 변혁과 같은 극단적인 변화 없이도 그들 스스로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주지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파의 비판

그러나 매파의 주장은 정반대다. 이들은 부시의 주장을 반복 강조하고 있다. 부시는 "북한이 핵무기를 공갈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 어떤 대가도 얻을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를 "분명하고도,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그리도 재활용할 수 없도록 완전 폐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이번 회담에서도 거부함으로써 워싱턴 정가 매파의 주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른바 '네오콘, Neo-Consevtives, Neo-Con'으로 알려진 이들은 회담과 같은 유화정책으로는 김정일의 북한체제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방법은 전면적으로 북한을 봉쇄하거나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것, 두 가지라고 강조한다.
분명한 것은 매파는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주장했던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은 결국 이라크를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북한에 대해서 종전까지 주장해왔던 군사작전을 노골적으로는 말하지는 않는다. 펜타곤의 정책입안가도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군사 폭격이 이 문제 해결의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종전의 주장에서 한발 빼고 있다. 그 대신 전면적인 경제 봉쇄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에 흘러 들어가는 외화를 차단하고 대외교역을 금지시킴으로써 북한을 존립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강경파의 무책임성    

물론 이 조치가 북한을 자극하여 군사행동으로 유도하게 되는 요인일 수 있다. 그들은 북한의 군사행동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해질 것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 봉쇄가 성공하려면 미국 이외 국가들의 동의가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이 되고 만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강경파의 논의는 한국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는, 그것이 북한만을 파국으로 몰아 넣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비극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제 북한과 한국은 봉쇄의 대상이 아니라 경제협력의 동반자로 나아가고 있다. 이 점에서 강경파의 대북 정책은 미국만을 생각하는, 세계평화의 무책임한 발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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