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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러슈타인의 2월 15일자 commentary입니다-waam

권세반 2003.02.25 20:01 조회 수 : 809 추천:53



조지 부시는 이제 그 용맹한 미군들을 독재적인 전제군주를 응징하기 위한 그 정당한 전쟁의 전쟁터로 내몰 것이다. 그는 이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겁쟁이이거나 매수 가능한 유럽의 정치인들, 세계의 주요한 종교 지도자들, 퇴역 장성들, 또는 자유와 미국의 왕년의 다른 친구들이든 누구든 그 어느 누가 뭐라고 생각하든지 무슨 행동을 하든지 간에 말이다. 이제껏 역사상 이처럼 많은 사전 논의를 거친 전쟁도, 이처럼 빈약한 세계 여론의 지지를 얻은 전쟁도 없었다. 이제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No matter)! 전쟁을 향한 결정은 미국의 힘의 계산에 기초해서 이미 오래 전에 백악관에서 내려져 있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미국 정부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주장되어 온 주요한 두가지 이론들을 우선 검토해 보자. 첫번째는 전쟁을 찬성하는 자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사담 후세인이 세계평화에 긴박한 위험성을 갖는 사악한 독재자이므로 그를 가능한 빨리 제거해야만 그가 의도하고 있는 해악을 중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이론은 주로 이 전쟁의 반대편 당사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들은 미국의 이해가 세계의 석유를 통제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이라크는 이 문제의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후세인을 제거하는 것이 미국을 운전석에 앉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사실상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담 후세인은 사악한 독재자라는 데 동의할 것이지만 그가 세계평화에 긴박한 위험이 된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지정학적 게임에 참여하는 신중한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그가 소위 대량 살상무기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가 그 무기들을 실제로 사용하리라는 것은 의심스럽다. 그가 그렇게 할 가능성은 북한이 그럴 가능성보다 낮다. 적어도 높지는 않다. 그는 정치적으로 궁지에 빠져 있으며,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가 그 곤경으로부터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알카이다와의 연결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믿을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아마도 그가 알카이다와 전술적이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봐야 오랜 기간동안 미국정부가 알카이다와 맺어온 관계에 비하면 십분지 일도 채 못 될 것이다. 그 연결이 어떻든 간에, 만일 알카이다가 보다 강력해진다면 그는 그들과의 관계를 청산할 예상 변절자 명단의 최우선 순위에 속한다. 그러므로 미국정부가 내건 이러한 혐의들은 설명이 아니라 허위선전이다. 동기는 다른 데 있다.

모든 것이 석유에 관한 것이라는 다른 편의 주장은 어떤가? 세계경제가 굴러가는 데 석유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다른 큰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석유를 통제하고 싶어한다는 것도 물론이다. 게다가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다면 세계의 오일 시장을 둘러싸고 카드가 다시 돌려질 것이라는 점에도 의문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 게임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석유에 관해서 세가지 중요한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석유 산업의 이윤에 대한 참여; 세계적인 석유 가격의 조절 (이는 다른 모든 종류의 생산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는다); 공급에 대한 접근 (그리고 타자의 접근에 대한 차단의 가능성). 이 세가지 모든 항목들에서 미국은 지금까지 대단히 잘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석유 회사들은 세계 석유 이윤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 가격은 1945년 이래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노력을 통해서 미국의 입맛에 맞게 조정되어 왔다. 그리고 미국은 세계 석유 공급에 대한 전략적인 통제력을 장악해 왔다. 물론 위의 세가지 모든 영역들에서 미국의 위치는 좀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약간의 이득이 전쟁이 가져올 재정적 경제적 정치적인 비용을 상쇄할 정도로 가치있는 것일까? 부시와 체니는 석유 사업에 연루되어 왔기 때문에 그들은 분명히 그 이득이 얼마나 작은 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석유는 기껏해야 다른 동기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먼저 미국내 호전적인 매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지 살펴 보아야 한다. 그들은 미국의 세계적인 위상이 적어도 베트남 전 이후에는 계속해서 약화되어 왔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약화의 근본적인 이유가 미국정부가 그들의 세계 정책들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고 동요해왔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비록 입밖으로 꺼내지는 못하지만 심지어는 레이건 행정부 때에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금 하나의 비방을, 아주 단순한 해결책을 알고 있다. 미국은 자신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그 철의 의지와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과시해야 한다. 이렇게 한번 해두고 나면 나머지 세계는 모든 문제에서 미국의 우위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뒤에 줄을 설 것이다. 핵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들도 그들의 계획을 철회할 것이다. 미국의 달러는 다시금 최고의 자리로 올라설 것이다. 이슬람의 근본주의자들은 시들어버리거나 진압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소득과 번영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는 그들이 강한 확신과 결의를 갖고 이 모든 것을 믿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왜 전쟁을 일으키는 데 대한 그 모든 범세계적이고 공개적인 논쟁들이 그들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가의 이유이다. 그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틀렸다고, 그래서 이제 곧 그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그들은 귀를 막는다. 호전적인 매파들의 이러한 자기확신에 또 한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신속하고도 상대적으로 쉬운 군사적 승리가 눈앞에 있다고 확신한다- 기껏해야 몇 주이며, 몇 달까지 갈 필요도 없고 그보다 더 길게 간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의 거의 모든 저명한 퇴역 장성들이 공공연하게 이러한 군사적 계산에 의심을 표명한다는 사실은 전적으로 무시된다. 매파들(거의 모든 시민들)은 그 퇴역 장성들에게 대답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물론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미국과 영국의 현역 장성들이 같은 것을 말하는 지 혹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는 지 알지 못한다.

부시 행정부의 막가파식(full-speed-ahead, torpedoes-be-damned) 태도는 미국의 국제적인 위상에 이미 네가지 중요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지정학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만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1945년 이후 미국이 두려워해야만 했던 하나의 연합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뭉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정책은 이것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쪽으로 작동해 왔다. 이러한 동맹의 미세한 눈치라도 보일 때면 항상 미국은 적어도 이 셋 중 하나를 그 연합으로부터 단절시키는 수단을 찾아냈다. 이것은 1945-46년 프랑스의 드골이 모스코바와 관계개선의 움직임을 표명했을 때도 사실이었고 빌리 브란트가 동방정책을 천명했을 때도 그러했다. 이러한 동맹을 만드는 것이 왜 그리 어려웠던가에 대한 온갖 종류의 이유들이 있다. 이제 조지 부시가 그 장애물들을 제거했고 미국의 악몽이 현실화되는 길을 열었다. 1945년 이래 처음으로 이 세 국가가 중요한 이쓔를 놓고 미국에 반대해서 공개적으로 함께 뭉쳤다. 이러한 공개적 입장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이 동맹의 결합을 굳게 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만일 도날드 럼스펠드가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에 혹은 한걸음 더 나아가 헝가리와 폴란드에 지원을 중단함으로 이 세 트리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진짜로 너무나 순진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파리-베를린-모스코바라는 축에 대한 미국의 합리적인 반격은 중국, 한국, 일본과 지정학적 동맹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매파들은 이러한 응수조차 쉽사리 달성될 수 없게끔 확실하게 자기 발목을 묶고 있다. 그들은 북한으로 하여금 적의를 드러내게끔 몰아세웠고 남한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음으로 상처를 입혔고 중국이 어느 때보다도 의심에 차게 만들었으며 일본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만들었다. 부라보!

그리고는 석유가 있다. 세계적인 유가를 통제하는 문제가 앞에서 석유에 대해 제시한 세가지 고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 문제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우디는 아주 단순한 한가지 이유 때문에 50년동안 미국을 위해 봉사해왔는 데, 그것은 그 왕조가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쟁으로의 쇄도와 무슬림 세계에서의 명백한 반발 효과(ricochet effect), 미국 매파들의 사우디인들에 대한 공개적인 경멸, 샤론에 대한 사실상 전폭적인 지원은 사우디로 하여금 미국의 지원이 그들을 지탱하게 만들어주는 변수가 아니라 차라리 걱정거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를 분명하게 의심하도록 이끌어 왔다. 그래서 이제는 왕가 안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고자 하는 분파가 사상 처음으로 우위를 장악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사우디를 대체할 어떤 나라도 쉽사리 찾기 힘들 것이다. 사우디가 미국의 지정학적인 이해관계에서 볼 때 이스라엘보다도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음을 기억하라. 미국은 내부 정치적인 이유로 이스라엘을 지원한다. 그러나 사우디의 경우는 미국의 그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원해 온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없이도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사우디 없이도 무슬림 세계의 정치적 혼란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미국 행정부는 핵무기의 확산을 중지시키기 위한 가열찬 노력을 50년 동안이나 지속해 왔다. 부시 행정부는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북한이, 그리고 이제 이란이 그들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도록 했고 또한 그 사실을 두려움 없이 공개적으로 천명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만일 미국이 이미 그럴 수도 있다고 암시한 대로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지금까지의 금기를 깨뜨릴 뿐만 아니라 10개도 넘는 나라들이 핵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이 이 전쟁을 화려한 승리로 끝낸다면 위에서 열거한 네가지 후퇴들을 약간은 만회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만일 이 전쟁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그 부정적인 효과들 모두는 즉시 강화될 것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의 전제에 대항해서 문명, 기독교, 자유의 투쟁이라는 명분 하에 벌였던 크리미안 전쟁에 관해 읽고 있다. 한 영국의 역사가는 1923년에 그 명분들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영국이 당시에 비난했던 것은 지금 봐도 전쟁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다만 그런 비난의 대상이 실제로 있기만 했다면 말이다.” 1853년에 그 전쟁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 가운데 하나였던 런던의 타임지는 1859년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이제껏 그렇게 많은 노력이 그토록 가치없는 목표에 부어졌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위대한 노력과 무한한 희생을 허망하게 소모했음을 인정하는 데 눈꼽만큼도 주저하지 않는다.” 조지 부시가 대통령 직을 떠날 때 그는 그가 그 자리를 차지했을 때보다 훨씬 더 약해진 미국을 남겨두게 될 것이다. 2005년에 뉴욕 타임지는 위의 기사와 비슷한 글을 싣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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